신앙의 대상이 된 두 개의 숲 숲을 신성시하는 문화는 그 연원이 지극히 깊고도 멀다. 인간이 숲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얻던 시절부터 숲은 신앙의 대상이자 삶을 이어가는 생명의 원천이었다. 현재 숲이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원주 신림 성황림이 유일하다. 춘천 송암동 성황림(춘천시 송암동 산 62)은 보호수 소나무의 오른쪽 능선에 있다. 이 숲이 춘천에서는 유일하게 남·여 성황림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매년 음력 10월 3일이면 숲의 성황당에서 동제를 지낸다. 동제는 저녁부터 산 아래에서 음식을 준비하며,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돼지를 제물로 올린다. 자정이 되면 몸을 정갈하게 한 사람이 주도해 제사를 지낸다. 이튿날 거리제사는 밤 9시에 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지낸 후 주민들은 모두 마을회관에 모여 제사 음식을 골고루 나눠 먹는다. 마을 주민들 덕분에 숲 문화의 원형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고 있다. 숲을 통해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과 평온을 기원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단합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다. 혼자 가기엔 살짝 용기가 필요 성황숲은 약 20m의 거리를 두고 두 개의 당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쪽 당숲은 십여 그루의 소나무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
강릉박씨 재실에 자리해 문중서 추앙 매년 광복절 즈음 만개 고운자태 뽐내 1945년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매년 광복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그 가운데 강릉 사천면의 광복절 행사는 전국의 기념행사 중에서 가장 남다르다. 일제강점기의 어둠의 크기를 쟀다면 이곳의 어둠은 아마도 블랙홀보다도 더 농도가 짙은 어둠이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강릉시 사천은 바다와 인접해 있지만 어업보다는 농촌 풍경이 눈에 익숙한 마을이다. 사천의 바다 주변에는 허균(1569~1618년)의 애일당과 시비가, 입구에는 ‘파초'로 이름난 초허 김동명(1900~1968년)의 시비가 세워져 문향을 뿜어내고 있다. 초허는 시인, 문학평론가, 정치인, 대학교수 등 많은 수식어가 뒤따른다. 암울한 시대에 태어난 시인은 격동의 근현대를 살면서 시대의 상처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다. 민족의 운명을 외면하지 않고 광복의 걸음을 멈추지 않은 시대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김동명 선생님의 장남 김병우(92) 전 한남대 철학과 교수가 증언한 아버지에 대한 평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아버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종이 위에 펼쳐 놓으면 시인이 되었고
가장 오래된 나무 위치한 나안동 야산서 나뭇잎 화석 발견 등 지질학적 가치 높아 지역주민들 매년 단옷날 제사 지내…수령 730년 나무 옆 성황당 짓고 제기 보관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로 구분된다. 양 지역을 이어주는 오솔길이 지금은 확·포장돼 있다. 온정령(북강원도),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구룡령, 진고개, 대관령, 닭목재, 삽당령, 백봉령 등이다. 이 길은 어떤 이에게는 혼삿길이기도 하고, 나뭇짐을 실어 나르는 삶의 현장 길이기도 하고, 약초와 생선을 교환하기도 하는 등 소통의 길이었다. 강원의 고갯길은 도민의 삶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다. 백봉령은 정선과 옥계, 동해를 잇는 교통로다. 영동과 영서를 잇는 고개로 예로부터 사람들의 기쁨과 한숨 등 삶의 무게를 실어 날랐다. 1937년 42번 국도가 열리기 전까지는 주요한 교통로로 조상들의 애환과 숨결이 담겨 있는 고개다. 지명과 관련된 자료 ‘척주지'에는 백복령(白卜嶺), 여지도서에는 백복령(白福嶺), 1972년 지방지도에는 백복령(白伏嶺), 대동여지도에는 백복령(白福嶺)으로 돼 있다. 현재 사용하는 백복령은 소나무 뿌리에 자생하는 복령 중에서 흰 복령을
칠성신앙의 상징으로 주민 40년 전까지 모셔 수해 비켜간 스토리 등 민속자료로 보존되길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칠성을 신으로 경배하는 신앙을 갖고 있었다. 칠성은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과 수명을 관장한다는 것으로 칠원성군(七元星君)의 준말이다. 장독대나 부엌 등에 모시는 집안의 신이다. 칠성은 일곱 개의 신으로 나뉜다. 탐랑성군(貪狼星君)은 자손들에게 복을 주고 거문성군(巨文星君)은 장애와 재앙을 없애준다. 녹존성군(存星君)은 업장을 소멸시켜주며 문곡성군(文曲星君)은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해준다. 염정성군(廉貞星君)은 백 가지 장애를 없애주며 무요성군(武曜星君)은 복덕을 두루 갖추게 해주며 파군성군(破軍星君)은 수명을 연장시켜준다. 칠성신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토속신이지만 불교가 전래되자 불교와 융합해 사찰 한 켠에 칠성각의 주신으로 남았다. 불교가 전파된 나라 중에 사찰 내에 별도로 칠성각을 지어 칠성신을 모시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춘천시 동면 품걸1리는 40년 전만 해도 칠성신을 모셨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칠성목 가운데 성황당이 있어 1년에 두 번 봄가을로 제사를 지냈다고 전한다. 마을에서 돌아가며 제주를 맡았으며 제사를 주관하
도 문화재 4호 '요선정' 숙종 헌사 어제시 품어 정자 옆 마애불좌상 도내서 드물어 가치 높아 불상 옆 나무들 크기 작지만 오랜 연륜 보여줘 서울에서 한강 발원지를 따라 올라가면 양평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나뉜다. 남한강은 다시 동강과 서강으로 나뉜다. 동강은 과거 댐 건립 반대 운동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영월읍 동쪽을 흐르는 하천이다. 반면 서강은 오대산에서 발원해 평창강, 주천강, 서강으로 이어진다. 요선정은 주천강가에 위치한 정자로 숙종 임금의 어제시를 품고 있다. 한옥은 건물의 용도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이 건물은 한 개의 건물에 두 개의 현판을 달고 있다. 요선정(邀僊亭), 모성헌(慕聖軒). 요선정(영월군 무릉도원면 도원운학로 13-39)은 신선을 맞이하는 정자라는 의미이고, 모성헌은 임금을 사모하는 건물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요선정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건립된 정자로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4호로 등록돼 있다. 조선 제19대 임금인 숙종이 직접 헌사한 어제시는 원래 주천강 북쪽 청허루에 있었으나 오랜 시간이 흘러 붕괴돼 방치됐다. 어제시 현판은 일본인 주천면 경찰지소장이 갖고 있었다. 지역의 생각 있는 원씨, 이씨, 곽씨 등 삼
국내 수종 중 가장 오래돼…호조참판 고순창이 식재 현재 후손이 나무 옆 고택 상유재서 조상처럼 보살펴 뽕잎 따기 등 다수의 농민들 손 거친 비단 귀한 대접 지배계층 의식주도 해결…사람과 삶 공유했던 나무 지구상에서 다양한 생물이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그중 식물은 인류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살아온 식물 중에 나무는 친척보다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삶을 공유해 왔다. 강원도에서 지정한 문화재로 기념물은 79종이 있다. 이 중 산림과 직접 관련된 것은 일곱 가지다. 정선의 뽕나무 두 그루는 도 기념물 제7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예전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에 있으면 방귀 좀 뀐다는 표현을 한다. 방귀를 뀌는 것도 함부로 하지 못하던 시절에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방귀를 뀐다는 것은 권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곤 했다. 뽕나무는 '방귀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600년가량 된 정선의 뽕나무(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21)는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같은 수종 중에 가장 오래된 뽕나무로 알려져 있다. 남쪽 뽕나무의 규모는 높이 13m, 가슴높이둘레